MBTI의 가장 대표적인 유형 분류 기준은 바로 외향성(E, Extraversion) 혹은 내향성(I, Intraversion) 유형입니다. 주로 I형(내향성)은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유형, E형(외향성)은 다른 사람과의 사회 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유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외향성과 내향성의 구분은 단지 사회성의 기준이 아니라 '자극에 대한 추구나 민감도'에서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I형이라고 해서 좋은 리더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일종의 편견입니다. 오늘은 I형이 리더 역할을 하면서 E형보다 오히려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는 이유, 성공한 I형 리더, 마지막으로 I형 리더들에게 좋은 팁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E형으로 가득한 팀에서 E형 리더? 헬게이트 오픈!
I형 리더는 E형으로 가득한 팀원들 사이에서 빛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E형은 자극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고 자기주장이 강한 편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데 능하지만, 자신의 주장을 계속해서 고집하는 등 조직 활동에서의 장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I형도 마찬가지로 장단점이 있습니다. I형은 다른 팀원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고 의견을 수합하는데 능할 수 있지만 자신의 의견을 밀고 나가는 카리스마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만약 E형이 가득한 팀에서 E형 리더가 나선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넘쳐나는 아이디어를 추리고 하나의 의견으로 수렴해 나가기 상당히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팀에 I형 리더가 있다면, 자신의 의견을 양보하기도 하고 다른 팀원들의 의견을 잘 반영하면서 원활하게 프로젝트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2011년에 Grant가 진행한 연구의 결과로, I형 리더는 팀원의 의견을 꼼꼼히 듣고 존중하며 팀원들의 기여에 감사함을 표현하는 경향이 더 크다고 합니다. 따라서 적극적인 팀원들로 구성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I형 리더가 E형 리더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Grant et al., 2011)
애플과 페이스북의 CEO는 I형 리더
세계적인 기업인 애플과 페이스북의 리더 모두 I형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현 애플의 CEO인 팀 쿡은 대표적인 I형 리더입니다. 반면,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의 경우에는 E형 리더였다고 합니다. 카리스마로 팀원들을 진두지휘하는 스티브 잡스와는 굉장히 다른 성격의 팀 쿡이 애플의 CEO로 부임한 초기에는 애플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팀 쿡은 자신만의 리더십으로 계속해서 애플의 혁신을 이어 나가고 있죠. 논쟁적이거나 선봉장처럼 밀어붙이는 리더십도 강력하지만, 팀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존중하는 리더십도 수면 아래 백조의 발처럼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현 페이스북(Meta)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도 I형 리더입니다. 페이스북을 공동 설립한 저커버그는 현재에 와서는 메타버스 산업을 주도하고 있기도 하죠. 여기서 주목해 볼 만한 점은 마크 저커버그와 함께 페이스북(Meta)을 이끌었던 COO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는 E형이라는 사실입니다. I형 리더와 E형 리더가 함께 일하면서 좋은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죠. (Toegel & Barsoux, 2012)
I형 리더가 알면 좋은 팁
어떤 리더든 I형의 장점과 E형의 장점을 모두 갖추려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필요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성향과 반대되는 성향의 자질도 갖추기에는 에너지가 많이 소진될 것입니다. 자신의 성향의 장점을 극대화하되, 자신의 반대 성향의 장점을 갖출 수 있도록 남는 에너지를 잘 분배하여 노력하는 균형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 I형 리더는 자신의 표현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볼 수 있습니다. 주로 무표정한 얼굴로 팀원과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데, 표정을 부드럽게 바꾸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표정을 짓는 습관을 들이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표정을 부드럽게 하자!'라고 떠올릴 수 있는 물건을 하나 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런 물건을 하나 정하여 잘 보이는 곳에 두면, 표정을 부드럽게 해야지 하고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팀원들을 상대하며 사회생활을 이어 나가고 E형의 장점을 흡수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I형 리더들은 에너지가 많이 소진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만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스로 재충전하면서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말이죠!
- 마크 저커버그와 셰릴 샌드버그처럼 내 성향과 반대인 파트너 리더를 두는 것도 효과적이며, 이는 E형 리더에게도 해당합니다. 서로 반대 성향의 리더가 함께 일하면, 서로의 장점을 더욱 부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업무를 배분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Toegel & Barsoux, 2012)
지금까지 I형 리더에 대해 자세히 다루어 보았습니다. 최근 MBTI가 유행하면서 채용 과정에서도 MBTI를 적용한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사회생활 나아가 리더의 역할 수행에 있어 E형이 I형보다 우세하다는 너무 단순한 판단이 인사 과정에서 활용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오늘 알아본 것처럼, E형과 I형 모두 리더로서 훌륭하게 활동할 수 있고, 서로 반대되는 성향의 장점을 본받으려 노력할 때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는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포스팅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MRI의 구조 (feat. fMRI) (0) | 2022.10.07 |
---|---|
Big5 검사: 다섯 가지 '특질' (0) | 2022.10.06 |
Big5 검사: 성격 검사 끝판왕의 탄생 배경과 핵심 원리 (0) | 2022.10.06 |
MBTI, 정말 믿을 수 있을까? (신뢰도, 타당도) (0) | 2022.10.06 |
심리학과 진로: 전공자가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0) | 2022.10.05 |